저는 이름 없이 태어났습니다.
언제 어디서 그리고 왜 태어났는지도 모릅니다.
1985년 6월 2일이 제 생일이지만 추정일 뿐입니다.
왜 이날이 제 생일이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고아인 저는 목적과 이유 없이 태어났습니다.
가족이 없었던 것처럼 살아갈 이유와 목적도 없었습니다.
저의 삶에서 가장 두려웠던 것은 버려졌다는 것이 아니라
태어난 목적과 이유를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부모를 통해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증명하지만
저는 증명할 수 있는 가족이 없었습니다.
제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저의 존재의 목적과 이유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없는 삶은 참을 수 있지만,
목적 없는 삶은 참을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웠습니다.
고아가 불쌍한 것은 부모가 없어서가 아니라
태어난 목적과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